'허구적 합의 효과'란?
허구적 합의 효과란 영어로는 'False Consensus Effect'로 명명되며, 허의 합의 효과, 허구적 일치성 효과, 합의 착각 효과, 거짓 동의 효과 또는 허구적 일치성 효과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허구적 합의 효과는 자신의 의견이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도 자신과 동일한 의견이나 판단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견이나 판단이 보편타당하다고 믿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솝 우화와 실험
허구적 합의 효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가 이솝 우화 중에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입니다. 여우가 두루미를 초대하면서 시작하는 그 이야기입니다. 여우는 친절하게 두루미를 초대하면서 넓적한 그릇에 음식을 담아내어 옵니다. 넙적한 접시에 담겨 먹지 못하는 두루미에게 '왜 음식을 먹지 않니?'라고 물으면서 '안 먹을 것이라면 내가 먹을게!'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곤 음식을 모두 먹어버리죠. 여기까지만 보면 여우는 자기만 생각하는 아주 나쁜 친구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아마 여우는 나쁜 의도가 없었을 거예요. 만약에 여우가 나쁜 의도가 있었다면 두루미의 초대를 응하지 않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두루미가 복수할 것이 분명하니까요. 그런데도 두루미의 초대에 응했다는 것은 여우가 나쁜 의도가 있던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 맛있는 음식을 가장 예쁜 그릇에 담에 두루미에게 대접했던 것은 아닐까요? 여우는 단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두루미도 좋아할 것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릇을 두루미도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이것이 허구적 합의 효과를 설명하는 이야기입니다.
심리학자 리 로스(Lee Ross)가 1977년 진행한 '샌드위치 광고판 실험'을 통해 허구적 합의 효과를 설명하였습니다. 리 로스는 학생들에게 "샌드위치는 조스에서" 라고 쓰인 커다란 간판을 몸의 앞뒤에 걸치고 30분간 학교를 돌아다닐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조스'라는 식당에서 파는 샌드위치는 어떠한지 전혀 모른 채 그것을 메고 다니는 것은 참으로 우습게 보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실험에서 집중한 것은 응답자의 수락 여부보다는 다른 사람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본인은 '광고판을 메고 돌아다닐 수 있다'라고 대답한 응답자들의 60%가 다른 사람들도 그 제안을 수락할 것이다라고 응답했으며, 그 제안을 거절했던 응답자들은 27%만이 그 제안을 수락할 것이라 응답하였습니다. 이 실험은 허구적 합의 효과를 설명하는 좋은 실험으로 내가 어떠한 선택을 했든 다른 사람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에 대한 반증입니다. 또한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렇게 비정상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냐?'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도 확인되었습니다. 광고판을 메고 다니겠다고 응답했던 학생들은 광고판을 메고 다니지 못한다고 응답하는 사람들을 '유머감각이 없는 사람들이다'라고 평가했고, 광고판을 메고 다니지 않겠다고 응답했던 학생들은 광고판을 메고 다닌다고 응답하는 사람들을 '관심 받기를 좋아하는 바보들'이라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우리 생활 속 사례
허구적 합의 효과는 가까운 관계에서 보다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는 이용 가능성 휴리스틱이 관여하고 있는데, 휴리스틱이란 그동안 살면서 쌓아온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손쉽게 내리는 데 이용하는 법칙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어떠한 문제에 대해 직관적 내리는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 허구적 합의 효과는 자산의 생각이나 경험을 타인에게 공유하려 하는 상황에서 나타나기 쉬운데 보통은 가족, 친구와 같이 가까운 관계에 있을수록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조금 다른 예로는 흔히 짝퉁 명품을 사는 사람들도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데, 짝퉁 모조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남들이 가진 물건도 짝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짝퉁을 가지고 있으니 남들도 짝퉁을 샀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이와 같은 허구적 합의 효과는 집단의 의사 결정에서도 쉽게 발견됩니다. 소수의 조직에서 이루어진 합의가 다수의 조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만약에 이러한 상황에서 객관적인 데이터의 결과가 의사 결정된 내용에 반대되는 것으로 나타날 때, 그 결과가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확증 편향'이라고 하는데, 확증 편향은 나중 포스팅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객관적인 시각이 중요하다.
이러한 허구적 합의 효과는 사고의 범위를 협소하게 만들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다양성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UX/UI 디자인 분야에서도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예쁘고 보기 좋은 디자인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어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경 써서 작성한 안내 문구가 누군가의 상처를 건드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허구적 합의 효과를 기억하여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획득되는 통계에서 추출되는 데이터와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편협하게 보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허구적 합의 효과에 대한 내용,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 그리고 실제 적용 시, 고려해야하는 부분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허구적 합의 효과를 기반으로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